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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 진행사항

바라던 변제계획인가결정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고비가 발목을...

by 비쨍이 2022. 9. 20.

지난 글에서와 같이 21년 10월에 다섯달치 변제금을 납부한 다음날 채권자집회에 다녀온 후 이제 하늘에 맡기자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와중에 채권자계좌번호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던 대부업체 세 곳중 한 곳에서 제출을 하였습니다. 이제 나머지는 두 곳... 그런데 그 두 대부업체는 대표자가 동일인으로 사실상 한 회사나 다름 없었습니다. 그렇게 또 얼마가 흘러 12월이 되었는데 드디어 변제계획인가결정이 났고, 같은날 한국신용정보원에게 변제계획인가결정 통보서 송달이라는 내용이 떴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나마도 낮았던 신용등급이 최바닥까지 떨어졌다는 알림들이 휴대폰 어플 여기저기서 뜨곤 했습니다. 제 신용등급이 KCB는 상위 100%, NICE는 상위 99%로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저에게 신용등급은 이미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으니 사실 별 상관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인가가 났다는 것에 매우 기뻤고 새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컸습니다.

 

이제는 매 달 변제금을 잘 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생활을 안정시켜 나아가는데 주안점을 두어야겠다 여겼지만, 두 대부업체 때문에 이마저도 마음 한 켠에 불안감은 항상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인가가 났음에도 계좌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1월에 저를 횡령으로 고소하기까지 합니다. 다시 한 번 어둠의 그림자가 엄습하는 듯 했습니다. 처음에 그 대부업체 소재지의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는데 저희집 관할 경찰서로 이송을 하겠으니 연락오면 조사를 받으면 된다고 했고, 얼마가 지나 회사에서 일을 하는 와중에 경찰서에서 연락이 와서 그날 퇴근 후에 바로 경찰서에 가서 있는 그대로 말하고 오자는 마음으로 별다른 사전준비 없이 회생을 진행했던 자료들만 가지고 갔습니다. 저녁 7시 반즈음 경찰서에 가니 조용했습니다. 도착하여 저에게 전화를 걸었던 분에게 전화를 거니 나오셔서 저를 조사실로 데리고 갔습니다. 책상과 컴퓨터가 있는 조그마한 방이었는데 거기서 저는 여쭤보는 사항에 대해 대답을 하였고, USB에 담아간 파일자료들도 PC에 복사하시라고 전달하였습니다.

 

조사하시는 분 인상이 경찰같다기 보다 친근한 이웃같은 느낌이었는데, 조사를 마친 후 저의 케이스가 좀 특수하여 힘들지 않을까 물었는데 정말 다양하면서도 더 심한 사례들이 많으니 저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최대한 빨리 송치 여부를 결정 내리겠다고 하였는데, 그 말을 들으니 왠지 안심이 좀 되는듯 했습니다. 마치 송치를 안 할 것이라는 것처럼 들리는 것이 저로서는 기대가 되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아 불송치 결정이 났고 그렇게 고소 건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있은 후로도 두 대부업체는 약 반년의 더 시간을 끌면서 계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다가 재판기록열람신청까지 한 후 한 회사에서 두 회사 채권을 모두 수령하게끔 명의변경신고서를 제출하고 나서야 결국은 채권자계좌번호신고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정말 지독하게 끝까지 물고 늘어지려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대부업체에서는 돈을 떼였다고 생각하겠지만 1년여를 24%의 고금리 이자를 수령했던 것까지 더하면 아주 큰 손해까지는 아닐텐데 말입니다.

 

어찌되었든간에 20년 11월에 개인회생 신청을 시작으로 약 1년 후 인가가 나고 또 계좌번호신고서를 모두 내기까지 약 6개월이 걸렸습니다. 정말 처음에 저는 보증금담보로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 때문에 개인회생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회생을 시작하는 것 조차 두려워했었습니다. 물론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렇게 개인회생으로 5년간 변제금을 갚으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어 너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되고나니 한편으로는 '웬만하면 다 구제를 해주는구나'라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나라 차원에서도 자살을 방지하고자 행정력을 동원하는데 비록 실수가 있을지언정 삶을 이어나가기 힘들 정도로 피할 수 없는 낭떠러지로 사람을 밀어버리는 짓을 나라와 법원이 하지는 않겠다는 것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만일 제가 절대 될리가 없다라며 개인회생제도를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 것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의 핵심은 비록 저처럼 "나는 안될거야"라는 두려움이 있으신 분이 있을지라도 일단은 도전을 해보는 것이 옳다는 것입니다. 회생을 직접 진행해본 제가 경험하고 느낀 부분입니다. 절망 가운데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말씀 드립니다. 분명히 개인회생 인가 되실겁니다. 99.9999%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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